이제 우리는 경제학이 '사람들의 선택'과 관련된 학문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선택을 굳이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경제학자들이 그저 호기심이 왕성한 족속이라 그렇다고 답변을 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호기심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사람들의 선택을 이해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실질적으로도 매우 유용하다. 경제학적 분석은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행동을 기술한다.(실증경제학).
2. 사람들이 사회가 어떻게 행동해야만 하는지 조언한다.(규범경제학).
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선택하고 행동하는지를 묘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언할 수 있는 것이다.
실증경제학은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행동을 기술한다.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묘사는 세계에 관한 객관적 진술이다. 이때 객관적 진술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한 이유는 이때의 진술이란 것이 데이터를 사용하여 확증하거나 검증할 수 있는 진술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14년에 미국에 가계(households)의 50%가 연소득 $54,462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살표보자. 물론 이 소득은 가계들이 내린 온갖 선택, 즉 피고용자로 일을 할 것인지, 어떤 일자리를 선택할 것인지와 같은 선택들과 관련되어 있다. 이렇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또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를 묘사하는 분야를 실증경제학(positive economics) 또는 실증경제학적 분석이라고 한다.
한 가지 예로 2025년 미국의 가계들은 은퇴를 위한 저축의 약 절반을 주식시장에 투자할 것이라는 예측을 고려해 보자. 이 예측을 2025년이 되어 데이터를 통해 확증하거나 논박할 수 있다. 어떤 예측이든 시간이 흐른 뒤에는 궁극적으로 검증이 가능하므로 예측 역시 실증경제학에 포함된다.
규범경제학은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한다. 경제학적 분석의 두 번째 유형인 규범경제학(normative economics)은 개인과 사회가 내리는 결정에 대해서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규범경제학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와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규범경제학은 거의 언제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게 된다 이 말은 규범적 분석에는 약간이라도 개인적이 ㄴ감정이나 취향이나 의견이 섞여 들어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누구의 주관적 판단을 사용해야 할까? 경제학자들은 어떤 선호를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당사자는 바로 조언을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어떤 노동자가 투자할 때 얼마나 큰 위험을 무릎써야 하는지 결정하는 일을 돕는 경제학자가 있다고 하자. 그 경제학자는 투자에 따르는 위험과 관련해서 노동자의 선호가 어떤지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노동자가 은퇴 저축을 주식시장에 투자한다면 그때그때 오르내리는 주가 때문에 밤잠을 설칠 것 가탇고 대답했다고 하자. 그때 경제학자는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려면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할 것이다. 위험이 없는 투자는 주식에 대한 투자에 비해서 훨씬 낮은 평균 수익률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주식에 대한 투자는 위험이 없는 투자에 비해서 연간 수익률이 약 6%p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 노동자가 이러한 수익률 차이를 분명히 인지하고도 여전히 위험이 없는 투자를 고집한다면, 경제학자는 그에 맞는 무위험 투자를 찾도록 도울 것이다. 이 때 경제학자가 맡은 역할은 조언을 받는 노동자가 원하는 수준의 위험도를 보이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찾아준다는 점에서 공학자와 비슷하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조언을 받는 측이 무엇을 원하는가! 조언을 청한 노동자가 평균 수익률과 위험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즉 낮은 위험을 원한다면 평균 수익률도 그에 따라 낮아진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면, 그 노동자가 어떤 수준의 위험을 선택하든지 정당하다고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생각한다. 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개별 경제주체들이 스스로에게 최선을 이득을 안겨 줄 선택을 하도록 돕는 경우에, 이런 유형의 규범경제학을 처방경제학(prescriptive econovics)라고 부르기도 한다.
규범경제학이 때로는 위의 예에서보다 훨씬 복잡해질 수도 있다. 특히 많은 경제주체들을 한꺼번에 고려해야 할 때 그렇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규범경제학적 분석과 공공정책 경제학자들은 규범적 분석을 통해 개별 경제주체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해서도 조언을 한다. 예를 들어 경제학자들은 세금이나 규제와 같은 공공정책들을 평가해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공공정책으로 말미암아 이득을 얻는 측과 손실을 얻는 측이 발생하는 경우, 시민들은 정부의 특정 정책 프로그램이 바람직한 것인지를 놓고 찬반이 나뉘게 된다. 어떤 이에게는 철새 보호구역인 곳이 다른 이에게는 모기가 들끓는 늪지에 불과하다. 환경규제로 습지를 보호하는 경우 새 관찰이 취미인 사람은 편익을 얻겠지만, 습지를 개발하려는 토지 소유자는 손실을 입는다.
정부의 정책에 따라 이렇게 승자와 패지가 생기는 경우, 경제학자들은 규범적 분석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정 정도 윤리적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사실 경제학자들은 어떤 집단에게는 손해가 되지만 다른 집단에게는 편익을 안겨 주는 정책들을 평가할 때 윤리적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
경제학자들이 정부정책에 관해 생각할 때 윤리적 판단을 대개 피할 수 없는 이유는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정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패자 쪽의 손실 규모가 승자 쪽의 편익 규모에 의해서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경정하는 일 자체가 이미 부분적으로 윤리적 판단이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신규 주택을 지을 때 습지에서 물을 빼지 못하다록 하는 환경규제를 신설하는 것은 윤리적인가? 그러한 환경규제를 통해 개발업자 이외의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철새를 보호할 수 있다면? 이러한 갈등을 중재할 방법이 있을까? 예를 들어 정보가 개발 업자들에게 습지를 사들이는 것은 어떤가? 공공정책과 관련된 이러한 질문들은 모두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묻고 있으므로 규범적인 경제 문제가 된다.
'경제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적 잉여/파레토 효율성/보이지 않는 손 (0) | 2022.01.10 |
---|---|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 경제학의 세가지 근본원리 (0) | 2022.01.09 |
비용-편익 분석 (0) | 2022.01.08 |
기회비용 (0) | 2022.01.07 |
경제학의 범위 (0) | 2022.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