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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명령경제

by 릴메타 2022. 1. 11.

명령경제

 

 보이지 않는 손이 하는 일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 경제에 강한 통제를 부과하고, 정부가 보이지 않는 손의 일을 하려는 나라들을 검토해 보는 것이 유익하다. 극적인 차이가 나타나는 하나의 사례는 한국의 경우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5년에 소련과 미국은 한국에 있는 일본군의 항복과 무장해제에 합의했다. 소련은 38도선 이북에 있는 일본군의 항복을 받았고, 미국은 38도선 이남에서 항복을 받았다. 미국과 소련은 한국에서 자신들의 이념과 유사한 정부 및 시장제도를 만들었고, 한국은 현재와 같은 2개의 정치체제로 분리되었다. 북한과 남한이 그것이다.
 소련이 북한에 시행한 경제제도는 오늘날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명령경제 가운데 하나인데, 여기서는 중앙정부가 생산될 재화와 서비스를 결정한다. 미국의 도움으로 남한은 가격 신호와 경제적 유인에 기초한 시장경제를 수립하였다. 이 상황은 사실 비슷한 지역에서 한쪽에는 명령경제를, 다른 쪽에는 시장경제를 시행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탐구할 수 있게 해 주는 유일한 자연적 실험이다.
 두 나라의 경제를 좀 더 상세하게 보자. 출발점은 각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되는 최종 재화 및 서비스의 시장가치, 즉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이다. 1950년에서 2008년까지 남한과 북한에서 1인당 실질 GDP 차이는 매우 극적이다. 북한의 경우 1인당 GDP는 이 기간에 $850에서 $1,133로 증가했다. 반면에 남한은 1인당 GDP가 $850에서 $18,356로 증가했다. 이러한 차이를 전망하기 위해서 1인당 GDP가 북한과 매우 유사한 대략 $1,015인 수단과 니카라과 같은 매우 가난한 나라를 생각해 보라. 사실 오늘날 빌 게이츠의 개인 재산이 북한의 연간 GDP보다 더 크다.
 2002년 12월 23일 뉴스 브리핑에서 미국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밤에 하늘에서 찍은 한반도의 사진을 한빈 보라, 남한은 빛과 에너지와 생기와 활기 넘치는 경제로 가득 차 있고, 북한은 캄캄하다. 가장 활기찬 지역은 남한의 수도인 서울이지만, 남한에 있는 서울 밖의 몇몇 지역까지도 북한에서 가장 밝은 지역, 즉 북한의 수도인 평양을 압도한다.

중앙정부의 계획담당자

 왜 명령경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여 기다란 지속적인 GDP 성장을 경험하기가 어려운가? 당신 자신을 중앙정부의 계획담당자 입장에 처하도록 하는 극단적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 당신이 시민들의 복지를 극대화하는 목표를 가지고 미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당신은 자유시장경제가 아니라 명령경제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당신은 수백만의 개인 소비자들, 기업들, 자원 공급자들, 그리고 판매지들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당신은 위스콘신 주 러신에 있는 트랙터 제조공장이 트랙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강철, 고무, 유리, 기타 필수적 투입물을 가질 수 있도록 어떻게 보증할 수 있는가? 일리노이 주 벨비디어에 있는 크라이슬러 공장은 자동차 몇 대를 만들어야 하는가? 유타 주에 있는 구리 광산에서 생산된 마지막 구리 조각은 전깃줄 혹은 냄비를 만드는데 사용되어야 하는가? 텍사스의 유전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는 어떤가? 그 천연가스는 보스턴 혹은 덴버에 있는 가정집을 난방하는 데 사용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그 천연가스는 미시시피 주의 빌럭시에 있는 화학공장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고려한 후에 당신은 산업들 간의 관련성을 더 충분하게 이해하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규사 광산이 충분한 규토를 생산하지 않는다면, 유리 제조공장은 자신의 생산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유리의 부족은 자동차의 전구, 거울, 작업대, LCD, 와이퍼 등의 부족을 초래할 것이다. 만약 와이퍼가 일리노이 주 벨비디어에 있는 크라이슬러 공장에 적절한 시기에 공급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들은 심각한 정지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크라이슬러는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연쇄반응은 계속되어 점점 더 적은 수량의 차들이 생산되어 나오고 점점 더 적은 수량의 차들이 철도나 육로를 통해 수송되어서, 수송회사가 수송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자동차중개인들은 결과적으로 더 적은 수의 판매용 차량을 받게 되고, 그리하여 판매되는 신차의 수와 자동차 중개인들의 수수료 수입도 줄어든다. 줄어든 수입으로 인하여 자동차 중개인들은 해변으로 휴가를 적게 가고, 그것은 관광산업에 연쇄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거대한 도미노 게임은 계속된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경제주체들을 함께 모아 거래를 하도록 하는 조정문제(coordination problem)는 중앙정부의 계획담당자에게 어려운 문제이다. 조정문제를 해결한 후에 유인문제(incentive problem)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경제주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시장경제에서는 중앙정부의 계획담당자가 아니라 가격이 생산자에게 유인을 주고, 이윤의 최종결과가 기업가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계획경제에서 보상은 수량 목표의 충족에 기초한다. 뒷마당 테라스에 사용될 목재 합판을 생산하기 위해 파견된 공장 관리자를 생각해 보자. 만약 목표가 중량이라면 그는 매우 길고, 넓으며, 부피가 많이 나가는 합판만을 생산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무게를 극대화하기를 원하고, 운송비용이나 소비자의 욕구에는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목표가 수량이라면 그는 매우 짧고 좁으며 얇은 합판을 생산할 것이다. 그는 바비큐하는 동안 소비자가 그 합판 위에 서 있을 때 합판이 부서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왜냐하면 관리자는 생산 제품의 질로써 보상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계획경제로부터 나오는 이와 같은 이야기는 매우 많다.
 이와 같은 어려움은 대부분의 계획경제의 몰락의 이유가 다음과 같다는 것을 암시한다. 즉 중앙정부의 계획담당자가 소비자의 욕구와 모든 경제 분야의 생산능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며, 가격이 이용되지 않으면 근로자들에게 유인을 부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어떤 개인도 집단적으로 알려져있는 모든 것의 일부분만 알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이 하는 일을 그대로 복사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진실은 노벨상 수상자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의 글에 나타나 있다.
 놀라운 점은 한 원자재가 희소한 상황에서 어떤 명령이 내려지지도 않고, 그 원자재가 희소한 이유를 아는 소수의 사람들 그 이상도 필요 없이, 수개월간의 조사에 의해서도 신원이 확인될 수 없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그 원자재 혹은 그 원자재를 이용한 제품을 더욱 절약하여 사용한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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