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행동 : 도덕적 해이가 있는 시장가
우리는 지금까지 첫 번째 형태의 비대칭 정보로서 기래의 한쪽에서는 관찰 가능하고 다른 쪽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숨겨진 특성이 존재하는 경우를 살펴봤다. 이제는 두 번째의 비대칭 정보 형태로서 거래의 한쪽이 다른 쪽의 입장에서 의미는 있지만 관찰은 안 되는 숨겨진 행동을 하는 상황을 볼 것이다. 한 경제주체의 숨은 행동이 다른 주체의 보수에 영향을 미칠 경우, 우리는 도덕적 해이(moralhazard)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고용주가 보고 있지 않을 때 종업원이 자신의 일에 얼마나 주의를 기울이는가는 한 가지 사례가 될 것이다.
도덕적 해이의 개념은 보통 위험과 보험시장과 연관되지만 그보다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한다. 아이디어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면 더 많은 위험을 추구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험에 가입한 운전자는 더 많이, 또는 더 저돌적으로 운전보험회사에 끼치는 한계적 비용을 모두 부담하지 않는다. 특히 눈 쌓인 길에서 급제동이나 갑자기들을 꺾는 등의 운전을 한다든가 고속도로에서 다른 차에 바짝 붙는 등의 저돌적 운전을 하더라도 보험료 할증을 받지 않는다. 두 행위 모두 사고를 낼 확률을 높이며, 대개는 보험회사가 이를 보상해야 한다. 만일 운전자들이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면 더 안전하게 운전하겠지만, 보험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질 확률을 높이는 행위를 피할 유인이 적다.
마찬가지로 물가에 있는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일단 보험에 들면 홍수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보호조치를 할 유인이 적다. 어떤 이들은 국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 홍수 보험 프로그램(National Flood Insurance Program)이 소유주들이 물가에 너무 근접하게 집을 짓도록 - 어떤 경우에는 재건축도 한다 -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짐작할 수 있듯이 해변가의 집이 태풍 피해를 완전히 보상하는 보험에 들어 있다면 이들이 취약한 위치에 건축을 못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보험은 실제로 위험한 행동을 부추긴다.
도덕적 해이는 보험시장을 훨씬 넘어서 확장 가능하다. 종업원의 절도행위는 아마도 작업장에서 도덕적 해이의 가장 확실한 예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종업원의 절도행위가 미국의 비즈니스에 수천억 달러의 비용을 끼치고 있으며, 우려할 추세 - 어떤 이들에 의하면 연 15%씩 - 로 증가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이는 도덕적 해이의 사례가 되는데, 만약 종업원들이 도둑질에 능하다면 그들은 고용주가 알지 못하도록 이를 해치울 것이기 때문이다.
도덕적 해이의 상황에서는 때로는 정보가 없는 쪽이 사적 정보를 가진 쪽에게 유인을 주기 위한 계약을 설계할 수가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관계를 주인 - 대리인 관계(principal-agent relationship)라고 부른다. 숨겨진 행동을 하는 쪽(즉 사적 정보를 가진 쪽)이 대리인이다. 정보를 가지지 않고, 대리인이 행동을 선택하기에 앞서 계약을 설계하는 쪽은 주인이다. 이 계약은 대리인의 보수(예컨대 주인이 고용주이고 대리인이 근로자인 경우 임금이나 월급)를 성공, 실패, 또는 다른 표의 함수로 결정한다. 주인은 계약이 대리인에게 적절한 유인을 제공할 수 있도록(예컨대 근로자 하여금 열심히 일하도록) 구조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노동시장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시장적 해결 : 효율임금
주인 - 대리인 관계에서 주인이 풀어야 할 문제는 도덕적 해이를 완화하기 위한 영리한 계획을 세우는 운전습관을 이끌어 내려는 자동차 보험회사는, 아니면 종업원의 절도행위를 중단시키려는 유인체계는 어디에나 있다. 경제학자들로 말하자면, 그들은 이러한 유인체계를 수십 년 동안 연구해 왔다.
노동시장에서 그러한 영리한 혁신의 오래된 사례는 포드 자동차 회사로부터 찾을 수 있다. 헨리 포드(Henry Ford)가 경영한 이 회사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들 중 하나였다. 1914년에 헨리 포드는 경쟁적 노동시장 모형의 관점에서는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이고, 심지어 역설적이기까지 한 결정을 하였다. 그는 포드 종업원의 일일 최저임금을 $2.34에서 $5,00로 인상하였다.
왜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고용주가 종업원들의 임금을 경쟁적 수준 이상으로 올리려 할까? 한 가지 가능성은 포드가 모종의 사회적 책임감을 바탕으로 하여 이타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 $5 임금의 동기에 대해 포드 스스로가 했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자선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우리는 이러한 임금을 지불함으로써 사업에 지속가능한 기반을 만들고자 하였다. 우리의 미래를 대비한 것이다."
포드의 전략은 정보비대칭성이 있는 세계에서 이윤극대화와 부합한다. 실제로 포드가 한 일은 경제학자들이 효율임금이라고 부르는 지급방식의 사례로 볼 수 있다. 효율임금(efficiency wages)은 근로자들이 받아들이고자 하는 최저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의미하는데, 고용주들은 이처럼 더 높은임금을 이용해서 생산성을 높이려 한다(사람들은 고임금 직업을 잃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한다). 포드는 나중에 그가 밝혔듯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루 8시간 근무에 대한 $5임금지불은 우리가 한 비용절감 시도 중에서도 가장 잘한 것이었다."
포드 공장에서 도덕적 해이가 어떻게 문제가 되었을까?? 당신이 100년 전의 조립생산 라인에 있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의 업무는 불량 부품을 김사하는 것이다. 그런 일은 1914년의 포드사가 직면한 높은 이직률과 결근율이 증명하듯이 매우 단조로운 것이었다. 하지만 당신이 노력을 덜 하더라도 당신의 조장에게 발견될 가능성은 아주 작고, 따라서 당신의 노력 여부는 숨겨진 행동이 되었다. 실수나 부주의한 작업에 대해서 책임질 가능성이 작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열심히 일하지 않을 유혹에 빠졌다.
이것이 비대칭 정보의 문제가 일어나는 부분이다. 포드사의 관리자는 종업원이 얼마나 많은 부품을 검사하는지 정확히 수가 없는데, 이는 마치 극장의 관리자가 종업원이 의자 밑을 전부 청소하는지, 아니면 상영시간 막간에 몇 개씩만 골라서 하는지를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포드의 도덕적 해이 문제 해결방안의 기본 생각은 근로자의 노력은 임금수준에 따라 상승한다는것이다. 이러한 관계가 나타날 만한 몇 가지 잠재적 이유가 있다.
1. 고임금 근로자는 고임금 직업이 그들에게 더 가치가 있고, 그러한 직업에서 성공하지 못할 그래서 그만두거나 해고될 - 위험의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려 할 수 있다.
2. 고임금은 근로자가 회사에 더 오래 근무하도록 하며, 이직을 줄여서 고용주가 추가적으로 사람을 구하고 훈련을 시키는 데 드는 비용을 감소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장기 고용관계와 낮은 이직은 경험 축적을 통하여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인다. 고임금은 따라서 이 두 경로를 통해 이윤을 상승시킨다.
3. 고임금은 심리적으로 근로자의 사기를 진작시킨다. 예를 들어 고용주의 관대함을 인식한 근로자들은 이를 '선물'로 생각해서 그 답례로 더 열심히 일할 것이다. 이런 현상은 경제학 문헌에서때로 선물 교환이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