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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독점에 대한 정부의 정책

by 릴메타 2022. 1. 15.

독점에 대한 정부의 정책

 미국의 법무부와 많은 나라들의 유사한 기관들은 다양한 산업을 적극식으로 감시하고자 한다. 반독점정책(antitrust policy)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경쟁제한적인 가격, 낮은 생산량 및 사중손실이 나타나서 시장에 만연하는 것을 막으려 하는 것이다. 어떤 독점들은 자연독점처럼 피할수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 장에서 배운 것처럼 독점적 가격설정은 사회에 해악이 되고 소비자에게 상당한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 반독점 정책의 목적은 시장이 개방되고 경쟁적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의 반독점 정책은 비록 몇몇 주가 그 전에도 비슷한 법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1890년에 발효된 셔먼법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시대는 이른바 '노상강도 귀족들의 시대로서 존 록펠러(John D. Rockefeller), 앤드류 카네기(Andrew Carnegie), 코넬리어스 밴더빌트(Cornelius Vanderbilt)와 같은 이들이 산업을 지배했고, 종종 의심스러운 방법과 불공정한 거래수단을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곤 했다. 셔먼법과 시어도어 루스벨트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정책들은 이러한 독점기업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셔먼법은 거래를 제한하는 어떠한 합의나 행동도 금지하였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시장을 독점화하려는 시도를 막은 것이다. 더구나 이 법은 그러한 시도를 중범죄로 간주하여 거액의 벌금뿐 아니라 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반독점 정책들은 스탠다드 오일(Standard Oil)사의 분할과, 당시에 점차 힘이 세지고 있던 지배적 은행들을 포함한 다른 많은 독점기업들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졌다. 오늘날 미국의 반독점 정책은 여전히 셔먼법에 기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례
 1998년 5월 미국 법무부는 셔먼법에 기초하여 1990년대의 가장 성공적인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소송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을 독점화하기 위해 불공정 거래행위를 하고 있었다. 사례의 핵심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운영체제를 자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와 묶어서 팔고 있던 것 때문이었다. 법무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넷스케이프(Netscape)와 같은 다른 브라우저가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획득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였다. 실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불공정행위로 인한 독점력 획득이라는 이유로 기소되었다. 이 소송은 윈도우98 제품이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묶여서 운영체제로 출시된 바로 그 첫날에 제기되었다.
 오랜 소송 끝에 판결은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불리한 쪽으로 났다. 이는 법무부가 제기한 이 사례와 유럽연합위원회가 유럽에서 제기한 유사한 소송들에 대해서 모두 마찬가지였다. 한때는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윈도우 운영체제를 파는 회사와 응용소프트웨어를 파는 별도 회사로 분할할 가능성까지 제기되었다. 결국 마이그로소프트는 상당한 과징금을 물었으며, 운영체제에 변경을 가하고 다른 브라우시나 응용소프트웨어가 윈도우와 함께 쉽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등에 합의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례가 흥미로운 것은 미국에서의 반독점법의 위력을 보여 줄 뿐아니라 오늘날의 새로운 동태적 산업에서의 독점력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 정유산업의 스탠다드오일사가 그랬던 것처럼 독점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어떤 이들은 그렇다고 믿었으며, 이들의 논리가 법정에서도 받아들여졌다. 사실 어떤 경제학자들은 독점화의 위협이 오늘날에는 더욱 심각해졌다고 믿는데, 많은 소프트웨어 제품들이 네트워크 외부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호환성의 문제는 그러한 네트워크 효과의 주된 원천이며,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많은 제품에 적용된다.
 네트워크 효과의 간단한 예로는 DVD 플레이어에 대한 당신의 선택을 들 수 있다.한때는 HD DVD와 블루레이가 모두 차세대 DVD로서 선택될 만한 상황이 있었다. 네트워크 효과는 소비자의 선택에 있어 중요하다. 당신 친구들이 모두 블루레이를 사서 쓰고 있다면 디스크를 서로 돌려 볼 수 없다는 점에서 HD DVD의 매력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궁극적으로 모든가게가 주로 블루레이만 취급한다면 당신은 HD DVD 디스크를 찾아보기조차 어려워질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외부효과는 소프트웨어 관련 산업에서 이미 충분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상품과는 경쟁하기가 어렵고 따라서 독점력이 창출된다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된다.
 하지만 다른 경제학자들은 네트워크 효과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소프트웨어나 다른 IT산업이 근본적으로 경쟁적이며, 100년 전의 정유산업처럼 독점화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법무부의 제재가 셔먼법의 원래 취지에 따르는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소프트웨어의 혁신은 중단될 수 없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가 지나치게 비싸지면 다른 제품들과 더 호환성을 가지는 새로운 운영체제가 더 낮은 가격에 공급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언제나 산업을 주목하는 잠재적 경쟁자들이 존재하며, 그들은 이윤창출의 기회가 발생하면 곧바로 그 기회 잡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는 오늘날까지도 가장 논쟁이 많이 되는 주제로 남아있다.

가격규제
 과거 정부가 사용해 온 한 가지 해결방안은 독점기업의 시장점유율은 유지할 수 있게 하되 매길 수 있는 가격을 규제하는 것이었다. 이 개념은 가격을 낮추면 소비자의 구매기회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는충분히 간단한 해결방안처럼 보이는데… 독점기업이 매기는 '공정한 가격을 결정하는 시점까지만 그렇다. 가격을 매기는 방안으로는 두 가지 방법이 주로 논의되었다. 가격을 한계비용과 일치시키는 방법과 ATC와 일치하도록 맞추는 방법이다.
 얼핏 보기에는 어느 방법이 적절한지 분명하다. 알다시피 가격을 한계비용에 일치시키면 총잉여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한계비용에 일치시킨 가격은 효율적 가격(efficient price) 또는 사회적 최적가격(socially optimal price)이라고 부른다. 불행하게도 선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이미 배웠듯이 어떤경우 모든 생산량에 있어서 한계비용은 ATC보다 낮다(우리의 클라리틴 사례가 그 경우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가격을 한계비용과 일치시키는 방식의 규제를 가하게 되면 기업의 총수입이 총비용보다 낮아져서 경제적 손실을 겪게 되며, 결국에는 산업에서 퇴출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은 정부가 독점기업이 겪는 손해를 모두 보상해 주는 것이다. 불행히도 정부는 이 돈을 세금을 걷어서 조달해야 하는데,  정부의 세금은 사중손실을 발생시킨다. 다른 방법으로는 독점기업이 더 높은 가격(ATC와 같아지는 수준의 가격)을 매기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 가격은 공정수익 가격이라고 불린다. 공정수익 가격(hair returns price)은 잉여를 극대화하지는 않지만 - 이 경우도 사중손실이 발생한다 - 독점기업이 최소한 영(0)의 경제적 이윤을 얻도록 한다. 이는 정부가 손해를 메꿔 주지 않더라도 독점기업의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행히도 이러한 두 가지 형태의 규제는 그 자체의 효율성 문제를 안고 있다. 주요한 것으로는 어떤경우든 기업은 확실히 영(0)의 경제적 이윤만을 얻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비용을 최소화할 유인이 없다는 점이다. 아울러 경제적 보상이 없기 때문에 혁신을 하고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를 창출해 낼 이윤동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독점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았으니, 이제는 애초에 독점을 규제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지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경우는 소비자에게는 비용이 발생한다. 규제되지 않은 독점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생산량은 사회적으로 최적인 수준보다 적으며, 사중손실이 발생한다. 규제되는 독점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은 낮은 가격을 지불하지만 세금과이전에 의한 것이든 비효율적 가격책정에 의한 것이든 사중손실이 발생한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현실에서 가격규제를 하는 것보다는 규제되지 않은 독점시장을 허용하는 편이 좀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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